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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보는 일기장
2022년 6월 15일 - 신입 안드로이드 개발자 면접 후기 본문
[면접 당일]
8:00~11:00 - 면접 준비
학교에서 아침을 먹고 나서 남은 시간은 면접 준비실에서 보냈는데, 같은 날 면접이 있던 친구는 9시쯤 먼저 출발했습니다.
저는 남은 시간 동안 열심히 면접 준비를 해야 했지만... 같은 날 6시 마감인 다른 회사에서 진행하던 과제의 마지막 검토를 하다가 심각한 오류를 찾는 바람에 그것을 수정하느라 면접 준비실에서의 면접 준비는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11:00 - 송정역으로 출발
저는 카카오 모바일 교통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개찰구에서 3번 연속 오류가 발생하더니 지나가지도 못했는데 이미 처리된 승차권이라고 뜨는 당황스러운 상황을 겪었습니다. 다행히 역무원 분이 열어주셔서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지하철을 기다리던 저는 카카오에 대한 약간의 실망감에 삼성 페이 교통카드로 바꿔버려야겠다는 충동적 생각으로 카카오 교통카드를 지워버렸지만, 삼성 페이 교통카드가 위와 같은 알림을 띄우며 등록이 되지 않았습니다.
지하철역에서 나올 때는 사용한 교통카드를 다시 찍어야 하는데 그전에 그 교통카드를 지워버린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하는 생각에 저는 약간의 패닉이 왔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카카오 교통카드는 재발급이 되었고, 저는 얌전히 카카오 교통카드를 쓰기로 했습니다.
11:25 - 송정역 도착
걱정했던 대로 지하철에서 나올 때도 교통카드가 말썽이라 직원분이 혹시 안 찍고 탄 것 아니냐고 의심을 하셨지만 다행히도 결제 내역을 보여드려 살아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송정역에 들어오니 군인 분들이 많았습니다. 어쩌면 미래의 제 모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기분이 안 좋아졌습니다.
이번에 탄 KTX가 18년 인생에서 첫 KTX였는데, 생각보다 안락하고 편했습니다.
앞 의자 등받이에서 책상을 꺼내 노트북을 올려놓을 수도 있었고, 가는 내내 제 옆자리에 사람도 없어서 편하고 쾌적하게 서울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광명역까지 가는 동안 저는 안드로이드 면접 단골 질문 등을 검색해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13:20 - 광명역 도착
약 1시간 40분 뒤에 도착한 광명역에 대한 첫인상은 '크다'였습니다. 광주 촌놈인 저에게 광명역은 굉장히 컸습니다.
1호선을 타고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가야 했는데 전철 타는 곳을 찾다가 역 안에서 길을 잃어버릴 뻔했습니다.
가까스로 1호선을 찾아 탑승한 저는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인생 첫 지하철 환승을 하며 7호선으로 갈아타 한 정거장을 가 남구로역에서 내렸습니다. 서울의 지하철은 저에게 너무나도 커서 중간중간 길을 잃을 뻔했습니다.
무사히 남구로역에서 빠져나와 서울의 첫 공기를 맡으니,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역에서 회사까지는 좀 걸어가야 했기 때문에 편의점에 들러 6000원짜리 우산을 구매했습니다.
기가 막히게도 우산을 산 직후부터 면접이 끝나고 집에 올 때까지 비는 단 한 방울도 오지 않았습니다.
14:10 - 회사 건물 도착
늦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면접은 4시였는데 2시 10분쯤에 회사 건물에 도착해버렸습니다.
네이버 지도로 미리 봐 두었던 1층의 투썸플레이스에 들어가 면접 20분 전까지 마지막 대비를 했습니다.
기껏 시킨 초콜릿 라테는 습관처럼 쪼오옵 들이켜버리는 바람에 10분 만에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15:50 - 면접
면접 10분 전, 카페에서 나와 방광을 비우고 마음의 준비를 한 후, 담당자분께 도착했다고 전화를 드리니 9층으로 올라오라 하셨고 도착하니 회사 사무실 입구가 보였습니다. 뭔가 모던해 보이는 블랙 색상의 사무실에 저는 갑자기 긴장이 되기 시작했고, 곧 전화했던 담당자분께서 입구까지 마중을 나와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입구에 있던 로봇팔로 음료수를 하나 뽑게 해 주셨습니다.
직원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무인 카페 같은 느낌인데, 태블릿을 통해 주문을 하면 로봇 팔이 음료를 제조해 특정 위치까지 가져다주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메뉴는 뭔가 많았지만 저는 코코아를 골랐습니다.
음료수가 나오는 사이 직원분의 안내에 따라 면접실에 들어가 약 7~8분 가만히 앉아 기다렸는데, 이 시간 덕분에 긴장했던 몸이 좀 풀렸던 것 같습니다.
4시가 되자 꽤나 연차가 있어 보이시는 한 분과 연차가 중간쯤 되어 보이시는 분이 들어오셨습니다.
면접관분께서는 앞에 있던 TV 스크린에 제가 제출한 포트폴리오를 띄워놓으셨습니다.
면접은 처음에는 인성 질문으로 시작해 중·후반에는 경험에 대한 질문과 기술적 질문, 프로젝트 관련 질문이 많았고, 후반에는 개인적인 이야기들과 제가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식으로 흘러갔습니다.
물어보신 질문들 중 내가 기억하는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순서는 약간 뒤죽박죽, ▶는 꼬리 질문이나 연관 질문)
- 대학교 대신 마이스터고를 선택한 이유는?
- 간단하게 자기소개
-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성격의 장·단점
- 정보처리산업기사 어떻게 땄나?
- 사용해본 언어
▶ 여러 언어를 사용해본 것 같은데 C 패밀리 (C, C#, C++)와 자신이 사용한 객체지향 언어들(Java, Kotlin)의 사용 경험과 각각의 좋았던 점과 나빴던 점은?
▶ 네이티브에 비해 하이브리드 앱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 것 같아 보이는데 이유가 있나? - 자사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 병역특례업체를 두고 자사에 지원한 이유는?
▶ 병역특례 받는데 실패하면 퇴사할 것인지? - 자사 제품을 실제로 본 적 있는지?
▶ 하이브리드 앱인지 네이티브 앱인지 바로 구분할 수 있었나? - 팀을 이끄는 역할을 맡아본 적이 있는지?
- 회사에서 다른 분야의 개발(웹 앱이나 iOS라던지)을 맡아야 한다면 할 생각이 있는가?
▶ 장비나 필요한 것들을 지원해준다면 할 것인지? - 개발자의 길을 택한 것을 후회한 적 있는지?
- 미래에 자신은 어떤 개발자가 되어 있을 것 같은지?
- 우리 학교의 교육과정
▶ 학교 전공동아리의 운영 방식이 어떻게 되는 건지? - 안드로이드 4대 컴포넌트를 말해보세요.
▶ 각각의 역할과 용도는?
▶ 각각 내가 실제로 사용해본 경험은?
▶ 각각의 생명주기는? (이 부분에서 Broadcast Receiver 같은 것에도 생명주기가 있나? 하고 약간 혼란이 왔습니다.)
▶ 각각의 생명주기 하나하나를 말하고 그 생명주기에서 일어나는 일과 처리하는 작업들에 대해 말해보세요. - 안드로이드 디자인 패턴 MVC, MVP, MVVM에 대해 말해보세요.
- Thread와 Looper에 대해 말해보세요.
▶ Thread와 Process에 대해 말해보세요.
▶ 멀티 Thread와 멀티 Process의 차이에 대해 말해보세요. - 자신이 진행한 프로젝트를 하나 소개해보세요.
▶ 프로젝트의 화면을 중심으로 흐름과 기능 설명
▶ 사용한 기술과 이유
▶ 주요 로직 설명 (코드는 보지 않았습니다) - Paging 써 봤는지?
- FCM 써 봤는지?
▶ 서버에서 처리하지 않고 FCM을 쓰는 이유를 혹시 아는가? - 학교와 거주지가 광주인데 서울에 가족이 있는지?
- 영어 어떻게 잘했는지?
- 중학교 때 성적 좋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부모님이 마이스터고 반대하시지는 않았는지?
- 언제부터 나올 수 있는지?
이 외에도 많은 질문들이 있었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꼬리 질문은 있었지만 질문에 대한 피드백은 따로 없었고 평가지를 작성하고 계셨던 것으로 보아 평가 항목이 정해져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면접관분들의 질문이 대강 끝난 이후, 제가 질문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셨는데, 오기 전에 "면접에 가면 꼭 물어봐야 할 O가지" 같은 글을 분명히 봤지만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의식의 흐름을 따라
- 티오더 제품으로 구성된 무인점포가 있나요?
- 안드로이드 개발자는 몇 분이 계시나요?
- 병역특례 계획은 있나요?
같은 질문 몇 개만 했습니다..
17:00 - 면접 끝
뒤로 갈수록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상무초밥에서 회사 제품을 처음 봤다고 하니 그에 관한 이야기도 해 주셨고 올 때는 어디 역에서 내려서 뭐 타고 왔는지.. 같은 편한 질문도 해주셔서 크게 긴장하지 않고 대답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면접 후반에는 자사 서비스에 대해 듣는 것보다 보는 것이 낫다며 무인카페? 에 한 번 더 데려가서 음료수를 하나 더 뽑게 해 주셔서 수박 탄산음료를 골라 마셨습니다.
다른 직원 분이 면접실에 들어와 다음 면접자가 있다고 말씀하시기 전까지 약 1시간 동안 좋은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했습니다. 면접 이후에 과제가 있을 것이고, 제가 광주에 살기 때문에 Zoom으로 코드 리뷰를 할 수도 있다고 말해주셨습니다.
면접 결과는 내부 검토 후 알려주시겠다고 하셨고 면접실에서 나와 음료수를 다 마실 때까지 옆에서 지켜봐 주셨습니다(...)
저는 부담감에 음료수를 후다닥 들이키고 인사를 드린 후 회사를 빠져나왔습니다.
17:00 ~ 17:52 - 지하철
면접이 끝나고 나니 기운이 쪽 빠져 밥을 먹으려 했지만,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 면접 질문을 적으며 7호선을 탔습니다.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내린 저는 회사가 있던 건물과 이름이 똑같은 대륭포스트타워를 보며 1호선을 기다렸습니다.
더워진 날씨에 육수를 찍찍 흘리며 지하철을 기다리던 저는 '충동적 집에 가고 싶다 증후군'을 겪었습니다. 참아보려 했지만, 저는 결국 증상을 이기지 못하고 선생님께 전화를 드려 집에 갔다가 아침에 등교하겠다 선언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도 선생님께서는 허락해주셨습니다.
후련해진 속으로 1호선에 탑승한 저는 학교가 아닌 집으로 간다는 사실에 마음이 한 층 가벼워졌습니다.
하지만 그도 잠시, 서울 지하철은 콩나물시루라는 말을 체감하게 하는 열차 속에서 평생 광주의 줄 하나 찍 그어놓은 노선도만 보던 저에게 이 열차가 석수역으로 갈지 광명역으로 갈지 맞추게 만드는 죽음의 이지선다를 강요했습니다.
저는 극심한 압박감과 내적 갈등 끝에 금천구청역에서 뛰어내려 속 편하게 택시를 타고 말았습니다. ㅠㅠ
18:14 - 광명역 도착
다시 봐도 겁나게 큰 광명역에 도착해 6시 50분 기차를 기다렸습니다.
기차를 기다리며 뽑아먹은 승강장의 자판기 밀크커피는 하나도 달지 않아 맛대가리가 없었습니다.
18:50 - 광주로 출발
운 좋게도 광주로 가는 기차에서도 제 옆 자리는 비어 있었고, 약 1시간 40분간 저는 음악을 들으며 퍼질러 잤습니다.
20:32~ - 송정역 도착&집
8시 32분 송정역에 도착한 저는 데리러 오신 어머님의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오는 길에는 돌고래 한 마리도 입양해 돌고레츠카라는 이름도 붙여주었습니다.
그렇게 학교에서 출발한 저는 약 10시간 만에 집으로 돌아와, 어머님이 시켜놓으신 디디 순살 양념치킨 한 마리를 뚝딱 해치우고, 밤늦게까지 피파 커리어 모드를 달리다가 잠에 들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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